경기 어려운데 카드 이용 증가율은 4년 만에 최고… 편의점, 항공사 덕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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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카드 승인금액 증가율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는 위축됐지만 결제시장에서 카드의 편의성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카드 승인금액은 166조4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7% 증가했다. 이는 2012년 2분기(15.7%)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카드 승인건수도 15.9% 증가한 35억1000만 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과 가계의 경제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8월 95를 기록했던 경제심리지수(ESI)는 지난달 88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카드 이용은 크게 늘어났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지난 1분기엔 2월에 윤달효과가 있었고, 민간 지출에서 카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늘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민간 소비지출에서 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82.6%에 달한다.

업종별로는 국세의 카드 납부가 편리해지면서 공과금서비스의 승인금액이 대폭(130.3%) 증가했다. 항공사에서 쓴 카드 승인금액도 14.3% 늘었다. 저가 항공사가 신규노선 운항을 늘리고, 항공사 간 경쟁으로 항공료가 인하되면서 해외여행이 증가한 영향이다. 올 1월과 2월 해외여행객은 각각 15.1%와 29.8% 증가했다.

카드 이용 증가세를 이끄는 또 다른 업종은 편의점이다. 1인 가구가 늘고 소액도 카드로 결제하는 경우가 늘면서 편의점 업종에서 이용한 카드 금액은 46.2% 늘었다. 즉석식품, 가공식품, 담배 판매가 증가했고 편의점 점포 수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주요소와 LPG취급점의 카드승인 금액은 각각 6.5%와 10.7% 줄었다. 휘발유 가격이 같은 기간 8.2% 하락한 영향이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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