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팔았지만 덜 남은 현대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5면

현대차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6년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매출 22조3506억원, 영업이익 1조3424억원의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경상이익은 2조1634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7681억원이다.

1분기 매출 6.7% 늘어 22조3500억
해외시장 나빠 영업이익 16% 감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7%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5.5%, 10.8%가 줄었다. 8분기 연속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영업이익이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고정비 비중이 상승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고, 저유가에 따른 신흥시장 경기 침체로 수출 물량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 효과가 희석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또 1분기 내수 시장에서 신차 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에 힘입어 전년 동기대비 3.7% 증가한 16만577대를 팔았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가 감소한 94만6800대를 파는데 그쳤다. 그 결과 전체 시장에서는 6.4% 감소한 110만7377대를 팔았는데, 이는 2012년 3분기 이후 가장 적은 판매량이다. 그나마 EQ900과 SUV 같은 고가 차량의 판매가 늘었고 금융 부문 매출이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이 줄지 않은 것이 위안거리다.

다소 부진한 1분기 성적표에도 향후 실적은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2분기부터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신형 아반떼 판매가 본격화돼 공장가동률 상승이 기대되고, 환율 여건 또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또 영업부문 비용이 증가한 것에 대해 “단순한 비용 집행이 아닌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관점에서 봐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차의 1분기 영업부문 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한 2조8969억원이다. 미국 슈퍼볼(NFL) 결승전 광고와 신차 출시 등으로 마케팅 비용이 늘었고,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로 경상연구비가 늘어서다. 현대차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R&D 투자를 더 늘리고 우수 인재를 적극적으로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