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항공사 회장, 1조원 빚 진 채 영국 가자 원성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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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가 한 때 인도 제2의 항공사였다가 도산한 킹피셔항공의 설립자 비제이 말리야(60)회장의 여권을 말소시켰다. 14억 달러(1조4000억원) 가량의 빚을 지고도 지난달 영국으로 홀연히 출국하면서 인도에선 말리야 회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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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이 말리야(60) 회장. [포브스 캡쳐]

앞서 인도 은행들이 대법원에 그의 출국 정지까지 요청했으나 그는 이미 영국으로 간 뒤였다. 결국 인도 정부는 24일 말리야 회장의 여권을 말소하고 영국 정부에 국외 추방을 요청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 온라인판이 25일 보도했다. 지난 18일 뭄바이 법원이 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뒤 이뤄진 조치다.

타임은 "그가 인도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얻게 된 외교적 지위의 여권도 효력이 유예될 전망이다"고 보도했다.

말리야가 지난달 해외로 출국한 사실이 알려지며 인도 정부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말리야가 자신과 관련된 소송을 피하기 위해 여객기의 일등석을 타고 영국 런던으로 떠났다고 보도했다. 그가 왜 영국으로 갔는지, 영국에서 어디에 있는지도 불명확하다. 말리야 자신은 '해외 도피'라는 표현에 대해 "언론의 마녀사냥이 지나치다"며 "나는 결코 해외로 '도망'가지 않았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여론이 악화된 것은 지난해 12월 그가 호화 생일 파티를 열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하면서다. 채권자들은 말리야 회장이 적어도 4000만 달러(459억원)는 수중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말리야 회장이 2013년 주류업체 디아지오 인도사업부문 유나이티드 스피리츠를 영국 회사에 매각하면서 이에 대한 대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킹피셔 항공은 한 때 여객기 66대를 운영하는 등 인도에서 2번째로 큰 항공사였지만 적자를 감당 못해 2012년 부도를 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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