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잘 시간 파자마 가운 입고…오바마와 악수한 세 살 조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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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4일 영국을 공식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가 22일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거처인 윈저성을 방문했다. 전날 90세 생일을 맞은 여왕과의 오찬을 위해서다. 이들의 만남은 2009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다. 그러나 윈저성에선 처음이다.

여왕부부가 직접 나와 헬기 영접
오바마, 캐머런과 첫 해외 라운딩

헬기에서 내리는 오바마 부부를 여왕과 부군인 필립공(95)이 직접 맞았다. 필립공이 손수 영국산 레인지로버 차량을 몰았다. 대개 ‘비스트(the Beast·야수)’로 불리는 대통령 전용 차량의 뒷자리에 탑승하곤 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 순간만큼은 앞자리에 앉았다. 여왕을 두고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이라고 했던 오바마 대통령이 보인 친근함이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이날 여왕에게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를 비롯, 역대 미국 대통령과 여왕과의 만남을 담은 사진첩을 선물했다고 한다.

오찬은 비공개였다. 여왕이 오바마 부부와의 즐거운 만남을 회상했고, 오바마 대통령이 영국은 물론 세계를 위한 여왕의 오랜 헌신에 대한 경의를 표했 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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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방문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켄싱턴궁에서 열린 만찬장에 깜짝 등장한 조지 왕자(오른쪽)와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조지 왕자의 아버지인 윌리엄 왕세손. AP통신은 “조지 왕자가 탄생 선물로 받은 장난감 말을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평소 잠들던 시간보다 15분 더 깨어 있었다”고 전했다. 왕자가 입은 4만3000원짜리 파자마 가운과 슬리퍼(2만원)는 사진 공개 수분 만에 동이 났다. [AP=뉴시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만찬을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거처인 켄싱턴궁에서 했다. 최근 미국을 방문했던 해리 왕자도 동석했다. 이날 비가 흩뿌리자 윌리엄 왕세손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날씨 때문에 미안하다”는 말을 건넸다. 이 자리엔 2년9개월 조지 왕자가 깜짝 방문했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 파자마 가운 차림으로 오바마 대통령과 의젓하게 악수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출생 기념으로 선물한 목마를 타며 함박웃음을 터트리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켄싱턴궁은 “돌이 안 된 샬럿 공주는 이미 잠에 빠졌다”며 “조지 왕자는 평소보다 15분 정도 더 깨어있었다”고 전했다. 영국 언론들은 “왕실 어린이로선 이례적인 행사 참여”라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오후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골프를 쳤다. 골프광인 그이지만 대통령 재임 중 첫 해외 라운딩이었다. 테니스를 즐기는 캐머런 총리는 “첫 홀 파를 했고 공을 하나밖에 안 잃어버린 데 만족한다”고 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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