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식당 종업원 송환 요구···"가족들 서울 보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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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귀순한 중국의 북한식당 종업원 동료들이 18일 평양에서 CNN과 인터뷰하고 있다. [CNN 캡처]

북한은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의 북한 식당(류경식당)에서 일하다 지난 7일 집단 귀순한 종업원 13명의 송환을 요구했다. 특히 필요하다면 북한 가족들을 서울에 보내 귀순자들과의 만남을 추진하겠다고 21일 밝혔다.

통일부 "국제관례 따라 못 보내"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사랑하는 딸들을 백주에 유인납치당한 우리 가족들은 한시바삐 보고 싶은 자식들과 직접 대면시켜 줄 것을 간절히 요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가족들의 절절한 요구에 따라 그들이 자식들과 직접 만날 수 있도록 판문점 또는 필요하다면 서울에까지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는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거부하면 집단 유인납치 행위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귀순은 여러 차례 밝힌 대로 전적으로 그들의 자유 의사에 따른 것”이라며 “본인들의 희망과 자유 의사, 인도적 사안에 대한 국제 관례를 고려할 때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닝보의 류경식당에서 함께 일했던 20대 여성 종업원 7명은 이날 방영된 CNN 인터뷰에서 “동료들은 점장(지배인)에게 속아 한국으로 끌려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은 지난 18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이들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CNN이 공개한 영상에서 수석종업원 최혜영씨는 “지난 3월 중순 점장이 종업원들을 모아놓고 우리 식당이 동남아의 다른 국가로 이전한다고 했다. 하지만 나중에 ‘사실은 한국으로 갈 계획’이라고 나한테만 슬쩍 털어놨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한국에서 고생할 동료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진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형구·이기준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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