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89.1% “회사에서 갑질 당해봤다”…직속상사>임원>거래처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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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중앙일보]

직장인 열 명 중 아홉 명은 회사에서 소위 ‘갑질’(거래처나 사내 권력구도 등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는 것을 말하는 신조어)을 당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8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1%가 갑질을 당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갑질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내부 인사'라는 답이 71%, '외부 인사'가 29%였다. 갑질 상대방의 유형 별(복수응답)로는 '직속 상사'가 52.4%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임원(36.3%)', '거래처 직원(19.5%)', '고객(15.8%)' 순이었다. "오너 일가에게 갑질을 당했다"는 답은 10.1%로 가장 적었다.

갑질을 당한 유형(복수 응답)으로는 "반말 등 거만한 태도"가 59%로 가장 많았고, "시도 때도 없는 업무요청(53.6%)", "업무를 벗어난 무리한 일 요구(43.2%)", "의견 묵살(39.7%)", "차별대우(33.6%)", "인격모독(33.5%)" 순이었다. 응답자의 2.7%는 상대방으로부터 폭력을 당하기도 했다. 직장인들은 또 갑질로 인한 부정적 영향(복수 응답)으로 "근무의욕 저하(84.2%)", "스트레스로 업무 지장(72%)", "애사심 감소(63.4%)" 등의 애로사항을 호소했다.

응답자의 89.8%는 "갑질로 인한 스트레스로 질병을 앓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질병 종류(복수응답) 별로는 위장장애(62.4%), 두통(56.2%), 불면증(37.3%) 등이 있었다. 탈모(18.4%)나 폭식ㆍ거식증(26.6%)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59.7%는 갑질로 인해 이직이나 퇴사를 고민한 경험이 있었으며, 실제 33.7%는 그만 둔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의제기 등 문제를 고치려는 행동은 많지 않았다. 응답자의 42.8%는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 이유(복수 응답)로는 "어차피 해결이 안 될 것 같아서"(66.7%), "괜히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64.9%), "불이익이 있을 것 같아서"(56.7%) 등이 꼽혔다.

이현택 기자 md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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