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여왕 김진호 "재기" 명중 | 대표 선발전 50m 싱글·싱글 종합 비공인 세계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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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김진호(현대중공업)는 역시 저력이 있었다. 두 차례 세계 선수권을 석권한 뒤 지난해 LA올림픽에서 정상의 자리를 서향순에 내주었던 김진호는 그동안 은퇴와 재기의 갈림길에서 고뇌의 나날을 보내 왔으나 시름을 떨치고 와신상당, 국가 대표 선발전에서 50M싱글(3백 34점)과 싱글 종합(1천 3백 38점)에서 각각 한국 신기록 겸 비공인 세계 신기록을 수립, 「양궁 여왕」의 건재를 재확인했다.
『별로 잘 쏜 것 같지 않아요. 하지만 내가 살아 있다는 걸 보여주어 기쁩니다』
21일 대표 선수 선발전을 마치고 임원들의 축하 인사를 받는 김진호의 표정은 담담하기만 했다.
LA올림픽 이후의 차가운 시선이 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여 자극제가 되기도 했지만 개인 자격으로 연습에 몰두, 부담감을 덜어 주었던 것 같다.
지난해 11우러 종합 선수권 대회에서 경기 도중 기권했던 김은 『그때는 아무도 없는 곳으로 사라지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이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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