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못 뜬 한강 ‘아라호’ 팔리지 않자 임대하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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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시설을 갖춘 유람선 아라호.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6년째 쓰이지 않고 있는 유람선 ‘아라호’를 민간에 임대하기로 했다. 2012년 이후 다섯 차례 진행된 매각 시도가 실패하자 임대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다. 시는 임대 운영 사업자를 모집하는 입찰 공고를 지난 13일에 냈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자의 임대 기간은 올 연말까지 8개월간이지만 계약을 1년간 연장할 수 있다.

서울시가 112억 들인 공연·유람선

아라호는 2010년에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시 예산 112억원을 들여 만들었다. 그의 역점 사업이던 ‘한강 르네상스’ 계획의 하나로 선상에서 공연과 식사를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였다. 배의 길이는 58m로 310명이 승선할 수 있는 규모다. 공연·연회용 객석과 무대 장치 등을 갖췄다.

서울시는 배를 만든 후 약 1년간 20여 회 시범 운항을 했다. 이 과정에서 시의회로부터 “요금이 너무 낮고, 관이 직접 수익사업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 등의 지적이 나왔다. 시의회는 아라호 운영에 필요한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시는 결국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2012년 민간 사업자에 배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 1월 ‘더&코리아’와의 매각 협상이 결렬되자 더 이상 매각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임대할 경우 임대료로 연간 3억8000만원 정도를 받아 10여 년 뒤면 배를 파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난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강에는 이랜드크루즈가 운영하는 유람선이 다니지만 이 배에는 공연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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