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각층의 사랑받는 신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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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일로서 제29회 신문의날을 맞았다. 이번 신문주간의 표어는 「독자의 사랑받는 신문」 이다.
요즘 그 어느때 보다도 언론에 대한 일반국민의 기대와 관심이 한층 높아진 이때에 앞으로 신문이 해야알 기능과 역할에 대해 스스로 차분한 성찰을 하는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신문은 성별·연령·교육수준등이 다른 모든 계층의 독자들을 상대로 제작되고 있다. 따라서 각계각층 독자들로부터의 「사랑」 은 신문이 존립할수 있는가장 확실한 바람임은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한국신문의 산실로서 89년전 창간된 독립신문은 창간사에서 『전국인민을 위하여 무슨 일이든지 대변자가 되고 정부가 하는 일을 백성에게 전하며, 백성의 정세를 정부에 알릴 것과 부정 부패·탐관오리를 고발하리라』 고 다짐했다. 그후 일제의 통치,해방,패망국가의 형성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의 신문이 수행한 역할이 기념비적인 것이었음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다만 권력에 저항하고 민중을 계몽하는 신문의 기능만을 생각해 「군림하는 신문」 이란 인상을 주지않았는지 자성해야 할 일이라고 믿는다.
물론 독자의 사랑을 받는 신문은 저널리즘의 정도에 따르는 신문이어야한다.
신문의 계도기능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독자위에 군림하는듯 보도를하는 자세는 우리시대의 신문이 취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신문이 각계각층의 사랑을 받는다는것은 「독자와 함께느끼고 「독자와함께」 호흡을 함을 의미한다. 그 위치를 단 한치라도 벗어나면 독자위에 「군림」 한다는 비판을 자처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신문이 정치인 경제인 주부 문화인 근로자등 각계각층으로부터 사랑을 받을수있는 조건은 첫째 정보가 많아야 되고(informative)둘째 재미있어야야하며(interesting)세째 교육적 (educative) 이어야한다.
고도정보사회가 진척될수록 정보소스로서의 신문본래의 기능은 한결 중요성을 띠게 된다. 신문이 자신의생활에 직결되고 도움을 주는 많은 정보로 가득찼을때 독자들의 「사랑」 을 받을 것은 당연한 이치다.
재미있는 신문은 신문의 상업성을 뜻한다. 아무리 유익한 생활정보가 많아도 재미있게 꾸미지못하면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을수는 없을것이다.
그렇다고해서 정보위주 흥미위주에만 매달리면 신문의 사명을 다할수는 없다. 다른 어떤 기능보다도중요한것은 두말할것도 없이 신문의계도적기능이다.
여기에 더하여 21세기를 향한 길목에서 독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그럼으로써 독자의 사랑올 받는 신문으로 발돋음하는 것이 긴요하다.
과거의 좋은 전통은 가꾸어 나가되 버릴것은 과감히 버리는데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상장에 맞는 신문의 좌표도 정립될수 있을것이다.
새로운 상황에 맞는 한국신문의 당위적역할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우리는 국민 모두에게 삶의 희망과 함께 기쁨과 보람을 주는것이야말로 우리신문이 지향해야 할바다.
정치·경제·사회 문화 가정등 모든 분야의발전에 선진적인 역할을하고 그에 걸맞는 에토스를 제시할수 있을때 독자들의 호응도 받을수 있을것이다.
신문에 맡겨진 본래적 사명과 기능에 충실하면서 소시민 주부 근로자 학생등 각계각층으르부터 사랑을 받는 신문제작에 한층 힘쓸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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