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에서 만난 이대호와 추신수, 미소로 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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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친구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와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이상 34)는 적으로 만나 미소로 인사했다.

이대호와 추신수는 6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시애틀-텍사스전에서 선발로 나왔다. 개막 첫 경기에선 대타로 나온 이대호는 이날 8번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추신수는 2번 우익수를 나오면서 한국인 야수의 첫 메이저리그 선발 맞대결이 이뤄졌다.

부산 출신인 둘은 초등학교 시절 함께 야구를 했다. 추신수가 고교 졸업 후 미국으로 진출하고, 이대호가 한국프로야구 무대에서 뛰면서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올해 이대호가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진출하면서 둘은 그라운드에서 재회할 수 있었다.

이날 둘이 만난 장소는 1루 베이스였다. 추신수가 1회 몸에 맞는 공으로 1루에 나갔을 때, 1루 수비를 보고 있던 이대호는 웃으며 추신수의 엉덩이를 쳤다. 적이었지만 추신수도 밝게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5회 볼넷으로 걸어나갔을 때는 처음만큼 반가운 인사는 나누지 못했다. 5-5로 팽팽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서로 옅은 미소로 인사를 대신했다. 현지 중계진도 이대호와 추신수의 출전에 "한국에서 온 선수들이다. 둘이 친한 친구라고 들었다"고 소개했다.

기대되는 한국인 빅리거의 대결이었지만 한국 야구팬들이 환호할만한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이대호는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고 7회 공격에서 교체됐다. 이대호는 1-0으로 앞선 2회 초 1사 주자 1·2루 좋은 기회를 맞이했지만 병살타를 기록했다. 4회에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추신수도 안타를 치지 못했다. 2타수 3사사구 1삼진을 기록했다. 1회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고, 3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특유의 선구안으로 5회와 7회에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5회에는 3루를 훔치면서 시즌 첫 도루에 성공했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삼진을 기록했다. 이날 추신수는 수비에서 특히 아쉬웠다. 7회 실책으로 시애틀에 역전 득점을 허용했다. 시애틀 9번타자 레오니스 마틴이 친 공이 오른쪽 외야 그라운드에 흘러가 2루타가 됐는데 추신수가 공을 잡았다가 놓치면서 1루 주자 세스 스미스가 홈까지 들어왔다. 이 점수로 시애틀은 3-2로 역전했고, 노리치카 아오키의 후속 적시타로 4-2까지 앞서갔다. 시애틀은 8회에도 6점을 쏟아내면서 텍사스를 10-2로 눌렀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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