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주만 보호하는 연초 소매조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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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추완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 129>
요즘 각종 고지서, 버스정류장표지판, 담배가게·우표판매소 간판 등에 각종 상품광고가 들어가 있다.
광고스폰서를 끌어들여 비용을 절약하고 시민편의를 도모하는 당국의 이런 조치를 나무랄 생각은 없다.
나는 종로에서 담배가게를 하고 있다. 담배가게 간판은 길거리 알맞은 높이에 달아야 잘 보인다. 그런데 규격이 작지 않고 밑에 약품광고가 붙어 있어 적당한 높이로 달면 행인들이 머리를 부딪칠 염려가 있다. 그래서 생각 없이 약광고 부분을 잘라버리고 달았다.
간판을 단지 한시간도 못돼 연초소매조합에서 나왔다는 사람이 『몇 억원을 들인 간판을 훼손해 조합의 지시를 어겼다』고 호통을 치면서 간판을 떼어가겠다고 했다.
금한 김에 달래 보냈다. 담배소매인 조합은 광고주보호에만 나서지 말고 소매인에 대해 따뜻한 지도를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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