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기자다] '색깔에도 감정이 있다'라는 말…주변 관찰하며 실감했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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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서울 개롱초 5) 학생기자

색깔이 주는 매력은 참 신기하다. 사소한 색의 변화도 어떤 시각에서 보는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예로 들자면, 관찰하는 시각에 따라 그냥 평범한 아파트가 될 수도, 작품과 같은 아파트가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나는 평소 우리 주변에 있는 색깔을 잘 모르고 살았다. 그런데 녹색으로 가득한 등나무 근린공원 주변에 있는 북서울미술관은 회색빛이 난다는 사실을 깨닫자 참 신기했다. ‘빨주노초파남보’전이 열리는 이곳은 정말 회색도시인 것 같다. 색연필 색깔도 50가지밖에 보지 못했는데, 84색으로 칠해진 작품을 보니 색깔이 너무 다양하다는 것을 느꼈다.

더 신기한 것은 똑같은 이름의 ‘회색’이어도 색연필 회사에 따라 색깔이 다르다는 것이다. 전시 작품 중 6가지 이상을 섞어서 만든 색이 표현된 것은 특히 아름다웠다. 나도 물감을 섞으면 저런 예쁜 색을 만들 수 있을지 궁금했다. 미술적인 재능이 없는 사람들이 보기에도 다채로운 작품들이 많았다. 흰색 빛을 비추니 운동화의 흰색 부분이 빛나는 것을 보았다. 운동화에만 빛이 들어오는 것이 아닌데 운동화의 흰 부분만 아주 밝게 비춰지는 것을 보고 빛은 물감이나 색연필, 잉크보다도 더 신기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색깔에도 감정이 있다’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는데, 전시를 관람하며 들은 이 설명을 바탕으로 주변의 색을 관찰해 봤다. 빨간색은 화가 나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색을 이모티콘처럼 만들어서 그것으로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색이 있지만 과연 그 색이 그 사람에게 어울릴지도 의문이 들었다. 박물관이나 미술 전시관 가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색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은 덕분에 재미있는 경험이 되었다.

앞으로 색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검정색이라고 해서 무조건 새카만 게 아니라는 것이다. 검정색도 연하거나 진할 수 있다. 흰색 중에서 연두색 같은 흰색은 정말 흰색이라 부를 수 있을까? 알쏭달쏭한 색깔을 상상하는 것은 끝이 없을 것만 같다.

글=윤서영(서울 개롱초 5)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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