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부터 '사진과 역사적 기억'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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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계 미술의 최대 감상 포인트의 하나는 천정부지로 오르는 안드레아스 구르스키의 사진값이다.

독일 출신의 이 작가는 1995년만 해도 사진 한 점에 2만달러 내외였다가 2001년 뉴욕현대미술관 개인전 이후 현재 60만 달러로 치솟았다. 미술의 변두리 장르로 남아있다가 아연 현대미술의 꽃으로 등장한 사진의 위상 변화를 반영하는 물증이다.

'귀하신 몸'사진의 어제 오늘을 훑어보기 괜찮은 전시가 '사진과 역사적 기억'(9~22일.인사아트센터)이다. 작고 작가를 포함해 25명의 1백70여점이라는 규모 때문은 아니다. 그것은 '발언 방식의 다양함'에 있다. 우선 근대사진의 어법인 대상의 재현에 충실한 작품을 내놓은 작가가 절반이고, 나머지 젊은 작가들의 작업은 또 다르다.

'단순 재현, 그 너머'를 목표로 한 실험작업 때문에 훨씬 포괄적인 의미의 영상작업이라고 해야 잘 어울린다. 전시 제목이 '사진과 역사적 기억'이고, 따라서 사진의 기록적 성격을 강조하기 위한 공간임에도 이런 성격은 뚜렷하다.

사진동네의 일급 기획자 진동선.이영준씨가 이 전시를 꾸민 의도는 다큐멘터리 사진이 시간의 재생 장치라는 점을 재확인해 보자는 것이다.

출품 작가에는 60년대 모던 풍경을 일깨워주는 작고 작가 현일영을 비롯해 이경모.성두경.이경모 등이 포함돼 있다. 구본창 이후 세대 10여명은 현대사진 계열로 김정수.최광호.구성수.유희영 등이 있다. 눈여겨 볼 것은 청주 출신의 영업사진가 김동근, 대구시 공보실에서 근무했던 공무원 출신 강문배 등은 첫 발굴에 해당하는 작가들이라는 점이다.

조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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