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눈] 선생님 존경하지 않는 친구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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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아~. 이 걸 다 쓰라고?"

반 친구들 입에서 짧은 비명과 한숨이 나왔다. 이번 주에 아침 자습으로 한자 익히기가 다시 시작됐다. 선생님께서는 칠판에 모두 여섯 글자를 적어 놓으셨다.

그러자 아이들이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한 아이가 앞에 나가 "얘들아. 말 들을 필요 없어. 대충 하고 어떻게 쓰는 건지 몰랐다고 하면 돼"라고 소리쳤다. 대다수 아이들이 맞장구를 쳤지만 몇몇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제 한 학기가 끝나가는데 반 아이들 몇 명을 빼고는 선생님을 존경하지 않는다. 선생님께서 조금만 나무라도 뒤에선 욕을 한다. 과거엔 선생님의 그림자까지도 밟아선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주변에선 선생님께 대들었다가 혼난 친구도 있다. 그 친구는 부모님께서도 자신의 말을 듣고 선생님을 비난했다고 말했다.

우리와 늘 함께하며 우리를 가르치는 선생님. 옛날과 상황이 달라졌다지만 부모님을 존경하듯 지금도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필요하다. 부모님도 자녀와 선생님을 비교해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존경심을 가질 수 있게 아이들을 타일렀으면 좋겠다. 그게 곧 선생님의 권위도 살리고 우리를 위하는 길이 아닐까.

김성민 (학생 명예기자.서울 청운초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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