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순방 나선 부시] 기대·우려 교차하는 아프리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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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맞는 아프리카의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7일 "아프리카인들은 부시 대통령의 방문을 호기심과 의구심이 뒤섞인 감정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의 방문이 미국의 경제지원과 아프리카의 정치적인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군사기지와 석유 확보라는 이익만 챙겨가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더 크다. 이런 의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부시의 첫 방문국이 미군기지 설치가 유력시되는 세네갈이란 사실을 거론한다.

이라크 전쟁 이후 반미로 돌아선 아프리카의 정서로 봐선 부시가 방문지마다 냉담한 반응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두번째 방문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반미 데모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선거 부정 의혹을 사 사임 압력을 받고 있는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만약 부시가 우리에게 명령하기 위해 오는 것이라면 우리는 '양키 고 홈'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 아프리카 전문가들은 "미국이 군사시설 사용권을 위해 일부 아프리카 국가의 독재자를 눈감아 줄 경우 아프리카의 민주화는 냉전시대로 후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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