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위 완전 파행 기로…이한구 "일단은 기다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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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0일 오전 경선 후보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1일 오전 정상화 기로에 섰다. 전날 오후 늦게 공천위 불참을 선언한 홍문표 당 제1사무총장은 이날 일단 공천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로 출근은 했다.

하지만 홍 부총장과 함께 “이한구 위원장이 위원회를 독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공동행동을 선언했던 황진하 사무총장은 당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비박근혜 공천위원으로 분류되는 황 총장과 홍 부총장은 공천위에서 합의되고 당 최고위원회에서도 뜻이 모아진 김무성 대표 지역구에 대한 경선 확정 발표를 이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미루자 반발하고 나섰다. 다만 홍 부총장은 당사에 들어서며 기자들에게 “일단 이 위원장을 만나보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홍 부총장이 이 위원장과 대화를 통해 앞으로의 공천위 운영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면 황 총장까지 다시 출석해 공천위가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위원장과 홍 부총장 사이에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당초 이날 발표될 예정이던 60여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 심사 결과 발표가 미뤄지면서 새누리당 공천위는 완전 파행으로 접어들게 된다.

이 때문에 이 위원장도 출근길에 “두 사람(황 총장과 홍 부총장)이 올지 안 올지 모르니 일단 기다려봐야 한다”고 협상의 여지를 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는 두 사람이 자신을 향해 “독선적”이라고 한 데 대해 “다른 위원들한테 물어보라”며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이 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언론 탓’을 강하게 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오늘(11일) 9시30분에 3차 공천 발표를 예정대로 할 수 있겠나?
“그건 아마 늦을것 같다. 회의를 해야 하니까. (그러기 위해선) 일단은 내가 (황 총장과 홍 부총장을) 기다려 줘야 된다.”
‘기다린다’는 게 무슨 소린가.
“ 사람이 올지 안올지 모르니까. 일단 기다려 보려고….”
어제(10일) 두 사람은 이 위원장의 일방적 위원회 진행 불만에 표시했는데.
“그런데 자꾸 (나더러 그 사람들이) 독선적이라고 그러는데, 다른 위원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두 사람 말고 다른 위원에게. (언론도) 그래서 보도해야지 기자들이 그게 뭐냐. 누구 한 사람이 얘기하면 그냥 따라가고… 그게 뭐냐. 다른 위원들에게 물어보고 결론 내야지.”
오늘(11일) 내로 3차 발표가 가능하긴 한가?
“기다렸다가 우리 내부(에서 얘기해봐야 한다)….”
일부 공관위원들의 불만 중에 이 위원장이 회의 중에 논의하지 않았던 자료를 자꾸 가져와서 논의한다는 것도 있었는데.
어떤 자료를 말하나.
공관위 회의에서 논의된 것 이외의 자료를 자꾸 꺼낸다는 주장이었다.
“그런 건 없다. 그런거 있으면 뭐가 그런지 (그런 말 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봐. 왜 그렇게 애매하게 자꾸 그래.”
어제(10일) 브리핑 중에 쪽지를 받았는데, 그게 최고위에서도 김무성 대표 지역구 공천을 경선으로 하자고 합의됐다는 내용이었나.
“응, 나한테 전달한 것? 그것(쪽지를 전달하는 건) 말이 안 되는 행동이다. 누구든지 공관위원장에게 그런 것을 강요하면 안 된다. 그렇지 않나. (공천위의 위상 자체가) 독립적인데.”
결국 오늘(11일) 공천발표를 하긴 하나.
“이따 할거다.”
그럼 몇시쯤이 될까?
“회의 끝난 뒤에.”

남궁욱·현일훈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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