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주총 2연승

롯데그룹은 6일 오전 9시 일본 도쿄 신주쿠의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신동빈(61·사진) 회장 이사직 해임’ 안건이 과반수 반대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롯데홀딩스는 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지주사로 경영권 향배의 열쇠를 쥐고 있다.

일본서 홀딩스 임시주총
신 회장 해임 안건 부결

재계에선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8월 주총(사외이사 선임 등)에 이어 ‘2연승’을 거두면서 한·일 롯데에 대한 경영권을 더 다지게 됐다고 본다. 롯데도 이날 “신동빈 회장에 대한 확고한 주주들의 지지를 재확인했으며,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선언했다. 이어 “롯데의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상법상 질서를 저해한 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잇따른 패배와 전략 부재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한국어에 서툰 신 전 부회장은 민유성(62) 전 산업은행장을 자신이 세운 SDJ코퍼레이션의 고문으로 임명해 전략 참모를 맡긴 상태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지난해 7월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서·지시서·녹취록 등을 공개했다. 그러나 오히려 “재계 5위의 그룹을 총수 개인이나 가족의 소유로 생각하는 사고”라는 반발을 불렀다.

지난해 10월엔 롯데의 중국사업 손실을 밝히겠다며 롯데쇼핑의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롯데가 미리 자료를 제출하자 취하했다. 이번 주총을 대비해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에 “홀딩스 상장을 전제로 지주회원 1인당 25만 엔(약 265만원) 상당의 지분을 배분하고 개인이 팔 수 있게 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신 전 부회장은 주총이 끝난 뒤 “오는 6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종업원지주회 등을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장기전에 돌입한 것이다.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 28.1% ▶종업원지주회 27.8% ▶관계사 13.9% ▶임원 지주회 6% ▶투자회사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가족 등 13.6% 등으로 구성됐다. 이 중 신 전 부회장의 우호지분이 광윤사와 개인지분 1% 정도다. 롯데홀딩스 주주 60%가 신동빈 회장의 한국 호텔롯데 상장안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고, 이날 주총 결과로도 아직까진 종업원지주회는 신 회장의 우호 세력으로 보인다.

정기주총 외에 남은 변수는 ▶법원의 성년후견인 판결 ▶롯데가 일본 계열사 자료를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로 제출한 혐의에 대한 검찰의 조사 여부 정도다. 서울가정법원은 오는 9일 2차 심리를 열고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를 검진할 병원과 검진 방법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소아 기자, 도쿄=이정헌 특파원 ls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