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 상대 못 찾고 바다에 방류된 미국 수족관 문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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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한 수족관에서 덩치가 너무 커서 짝짓기를 하지 못한 문어가 바다에 방류됐다고 CNN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애틀 수족관은 매년 밸런타인데이마다 문어의 짝짓기 장면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행사를 열고 있다. 문제는 올해 짝짓기의 주인공이 된 수컷문어 '콩'의 몸집이 너무 거대했다는 것이다. 콩의 무게는 32㎏인데 비해 짝짓기 상대로 데려온 암컷 문어 '루시'의 몸무게는 7㎏에 불과했다.

결국 수족관측은 올해의 짝짓기 행사를 취소했다. 수족관 관계자는 "콩이 짝짓기 도중 루시를 잡아먹을까봐 우려했다"고 밝혔다. 이 수족관이 수컷 문어의 짝짓기 상대를 찾지 못한 건 2004년 이래로 처음이다. 보통 문어는 암컷이 수컷에 비해 거대하며, 교미 중 상대방을 잡아먹는 것도 주로 암컷이다.

전화위복일까. 짝짓기를 하지 못한 콩은 자유의 몸이 됐다. 수족관측이 바다에서라도 짝을 찾을 수 있도록 콩을 방류했기 때문이다. 수명도 조금이나마 늘어났다. 수컷 문어는 짝짓기를 한 뒤 아무것도 먹지 않다가 곧 사망한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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