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어수선하면 단 것 더 많이 먹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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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정리정돈부터 철저히 해야할 듯하다. 주변 환경이 어수선할수록 열량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학술지 '환경과 행동' 최신호에 실린 논문 '어수선함과 혼돈, 그리고 과다섭취(Clutter, Chaos, and Overconsumption)'에 따르면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운 환경이 스트레스를 일으켜 열량 과다섭취를 유발한다.

혼란스러운 환경이 스트레스 일으켜 열량 과다섭취 유발

미국 코넬대학과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이 공동으로 실시한 이 연구에서 연구팀은 신문·편지·더러운 접시를 잔뜩 늘어놓은 어수선한 부엌과 깨끗하게 정리된 부엌에 쿠키·당근·크래커 등의 음식을 준비했다. 각 부엌에 여성 실험참가자 100명을 한 명씩 투입해 음식을 마음껏 먹으며 기다리라고 지시한 뒤 반응을 관찰했다.

실험 결과 어수선한 부엌에 투입된 여성이 10분간 섭취한 쿠키는 평균 103칼로리로 깨끗한 부엌에 들어간 여성의 섭취량(53칼로리)보다 두 배 많았다. 당근·크래커 등 달지 않은 음식의 섭취량에선 눈에 띄는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실험참가자의 심리상태도 음식 섭취량에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를 어수선한 부엌과 깨끗한 부엌 두 팀으로 나눠 각각 과거 '자신이 완전히 망가졌을 때'와 '자신이 일을 잘 해냈을 때'를 설명하는 글을 쓰도록 했다.

그 결과 어수선한 환경에서 '일을 잘 해냈을 때'에 관한 글을 쓰던 사람들의 쿠키 섭취량은 평균 38칼로리로 전체 평균 103칼로리보다 훨씬 낮았다. "이 실험 결과는 개인의 심리상태가 어수선한 환경으로 인한 영향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결론지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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