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다와 손잡은 이랜드…유커 발길 붙잡기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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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가 중국 최대 유통그룹인 완다(萬達)그룹과의 1호 사업으로 여행업을 선택했다. ‘한국 관광=쇼핑’이란 틀에서 벗어난 차별화된 여행 상품을 선보여 중국 관광객을 대거 유치할 계획이다.

첫 합작사업 여행사 설립 협약

 이랜드는 지난 5일 중국 완다그룹 본사에서 조인트벤처(VC) 형식으로 합작 여행사를 설립하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2014년 6월 양측이 레저사업 관련 투자합의서를 체결 이후 첫 결실이다.

이랜드와 완다의 합작 여행사 지분은 각각 50%다. 이사회 구성도 절반씩 맡지만 경영은 이랜드가 담당한다. 양측은 늦어도 다음달까지 법인명 확정 등 실무 절차 등을 거쳐 국내 법인 설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랜드의 강점인 다양한 콘텐트와 완다의 강점인 중국 영업망이 더해져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완다그룹은 중국에서 백화점·호텔·부동산·여행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랜드는 완다와의 협업을 통해 패션에서 유통으로 주력사업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랜드는 이번 합작 법인 설립에 대해 “지난해 박성경(59·사진)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베이징에서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을 만나 한국 내 다양한 영역에서 함께 사업을 전개하기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여행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관광업이 투자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데다, 연관 사업과의 부가가치 창출 측면에서도 한국에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범람하는 저가 관광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져 중국 관광객이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리는 상황을 위기이자 기회라고 봤다.

지난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의 만족도는 조사대상 16개국 가운데 14위로 최하위 수준이었고 재방문율은 25.7%에 그쳤다.

 이랜드 측은 “쇼핑 위주의 단순 여행이 아니라 문화와 역사 등 한국을 알리는 관광 콘텐트를 개발하고 관련 산업에도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완다는 합작 여행사를 통해 연간 약 100만 명의 중국 신규 고객을 한국으로 유치한다는 목표로 다음달 첫 신규 중국 VIP관광객을 한국에 보낸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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