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기자가 본 정치] 더민주vs국민의당 '컴백홈 법' 원조 공방

중앙일보

입력

4·13 총선을 두 달 남짓 남겨놓은 12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법안 원조' 공방을 벌였다.

먼저 공격한 건 더민주였다. 더민주 대변인실은 논평에서 전날(11일) 국민의당이 창당 1호 법안으로 발의한 이른 바 '컴백홈 법'을 거론했다. 컴백홈법은 만 35세 이하 청년과 신혼부부 등 청년 세대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연금을 재원으로 청년희망임대주택을 조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민주 강희용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에서 "어제 국민의당이 창당 1호 법안이라며 발표한 법안 중 청년임대주택 관련 ‘컴백홈’ 법안은 더불어민주당이 이미 발표한 내용과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11일 문재인 전 대표와 유능한 경제정당위원회가 발표한 <청년 경제정책>에도 포함되어 있으며, 지난 2월 1일 발표한 <더불어 성장론>에도 똑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며 "이 정책은 유능한 경제정당위원회를 중심으로 여러 차례의 전문가 토론과 치열한 내부 숙의 과정을 거친 결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강 부대변인은 논평 끄트머리에서 "우리는 국민의당이 똑같은 내용의 법안을 1호 법안으로 선정한 것에 대해 도덕성의 문제로 다루지 않고 청년 문제 해결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할 것"이라며 "국민의당이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심도 깊은 정책 연구와 전문가 토론을 거쳐 더 좋은 대안을 내놓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2시간 뒤 국민의당이 반박 논평을 냈다.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당 1호 법안에 대한 더민주의 첫 반응이 법안의 내용이 아니라, 생뚱맞은 정책 족보 타령이라는 게 황당할 따름"이라며 "우리는 창당준비위원회 단계부터 국민연금이 참여하는 청년주거정책을 준비해왔고, 이는 이미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다."고 말했다.

김경록 대변인은 "더민주당은 '이 정책은 내 꺼'라는 투정을 할 시간에, 부디 민생을 챙기는 입법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또 "더민주당이 우리의 청년희망주택정책에 동의한다면 '컴백홈 법'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협력하고, 동의하지 않는다면 대안을 내놓고 같이 논의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과 대안정당 등을 놓고 야당 본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정책이나 공약의 '원조 경쟁'까지 벌일 만큼 예민해져 있는 셈이다.

강지민 인턴기자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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