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위키리크스 줄리안 어산지 손 들어줘, '자의적 구금된 것' AP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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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 DB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4년째 도피생활 중인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4)에 대해 유엔이 ‘자의적 구금된 것’ 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AP통신이 스웨덴 소식통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영국ㆍ스웨덴 등의 정치적 탄압 때문에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한 것”이라고 주장해온 어산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유엔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은 5일 이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2010년 스웨덴에서 두 여성을 성추행 또는 성폭행한 혐의로 2011년 런던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혐의를 부인하고,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망명을 신청했다.

어산지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유엔 조사팀이 내 주장에 어긋나는 결과를 발표하면 내일(5일) 정오께 대사관을 나와 영국 경찰의 체포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반대로 영국과 스웨덴이 불법적으로 행동했다는 결과가 발표되면 내 여권은 즉각 반환돼야 하고 체포 시도가 끝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어산지는 지난해 9월 자신의 대사관 생활은 자신을 잡으려는 영국과 스웨덴 때문에 제 발로 구금을 청한 일종의 ‘자의적 구금’이라며 ‘유엔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에 판단을 요청했다. 어산지는 대사관 밖으로 나오면 신병이 스웨덴으로 인도된 뒤 미국으로 송환돼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위키리크스는 전 세계로부터 미국 국무부로 전송된 25만 건의 외교ㆍ군사 기밀 전문을 폭로한 바 있다.

스웨덴 외교부는 이날 “유엔 실무그룹이 5일 발표할 보고서를 미리 받아봤다”며 “실무그룹의 결론은 스웨덴 당국의 결론과 배치된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의 논평을 거부했다. 이와 관련, 유엔 인권위원회의 크리스토퍼 페수스는 “보고서 내용은 5일 발표 전까지 비밀에 붙여질 것”이라며 실무그룹이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 밝히지 않았다. 영국도 실무그룹의 조사 결과는 사법당국에 아무런 구속력을 주지 못하며, 어산지를 스웨덴으로 송환하는데 입장 변화가 없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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