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럼 탄 원화가치, 5년 만에 장중 1220원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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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에 대한 원화가치가 3일 장중 한때 1221.1원까지 하락했다. 원화가치가 1220원대까지 떨어진 것은 2010년 7월 7일(1223.0) 이후 5년6개월 만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11.9원 하락한 1219.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도 0.84% 하락
정부 미니부양책 안 먹혀

원화가치는 유가 하락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급락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유(WTI)는 전날보다 5.5% 하락한 배럴당 29.9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친 것도 원화가치 하락을 부채질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도쿄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필요할 경우 마이너스 금리 폭을 확대하는 등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29일 0.1%이던 기준금리를 -0.1%로 낮춰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열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미니부양책을 내놨지만 주식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5.93포인트(0.84%) 하락하면서 1890.67로 밀렸고, 코스닥 지수도 3.92포인트(0.57%) 하락한 680.94로 거래를 마쳤다.

해외 증시는 하락폭이 더 컸다. 홍콩H지수는 한때 7773.25까지 추락했다가 7858.31(-2.49%)로 마감했다. H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중 원금보장 구간을 이탈해 손실 위험이 생긴 상품은 3조3000억원(금융위원회 집계)어치를 넘어섰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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