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한국 선수 우승 옆에 또 그 캐디, 딘 허든

중앙일보

입력

 
김효주가 바하마 클래식에서 우승할 때 한국 골프팬들에게 익숙한 캐디가 함께 했다. 1m85cm의 키에 거구인 딘 허든이다.

허든은 한국 여자 골퍼 전문 캐디다. 신지애, 유소연, 서희경, 장하나, 전인지에 이어 김효주의 가방을 멨다. 그 중 신지애, 유소연, 전인지의 메이저 우승을 도왔다. 김효주까지 모두 4명의 한국 선수 우승을 보좌했다.

2014년 국가대항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에는 갤러리로 나와 열렬히 한국 선수를 응원하기도 했다.

첫 한국 선수와의 인연은 여자가 아니라 남자다. 최경주가 일본 투어에서 뛸 때 잠시 캐디를 맡았다. 호주 국적의 허든은 2008년 1월 신지애가 호주 여자 오픈에 참가했을 때 경기장으로 찾아와 “나를 써달라”고 부탁해서 인연이 맺어졌다.

한국 선수의 정서를 잘 이해하는 것 같았고 전문 캐디가 없던 국내 프로골프계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신지애가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던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허든이 가방을 들었다.

국내에서 ‘지존’으로 불리던 신지애가 여러 국제대회에 다니면서 이름을 알리고, 미국무대에 진출해 세계 랭킹 1위로 도약할 때 허든이 그를 지켰다. 신지애의 첫 메이저 우승인 2008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도 허든은 힘이 됐다. 함께한 지 3년만인 2011년 초 신지애는 허든과 헤어졌다.

허든은 그해 여름 유소연의 가방을 메고 US 오픈 우승을 도왔다. 허든은 이후 US오픈에서 유소연에게 아쉽게 패한 서희경의 가방을 멨다. 서희경과는 오랫동안 우정을 함께 했지만 LPGA 투어 우승을 이끌지는 못했다. 2014년 말부터 서희경이 출산으로 경기를 쉴 때는 장하나의 가방도 잠시 멨다.

서희경은 지난해 US오픈에 참가하지 못했다. 허든은 그 때 파트타임으로 전인지를 도와 우승을 이끌었다. 허든이 완벽한 캐디는 아닌 듯 하다. 전인지는 허든과 오래 머물지 않았다.
김효주와는 지난해 마지막 경기부터 호흡을 맞췄고 다음 대회인 코츠 골프 챔피언십까지만 함께 하기로 했다고 한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