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들리에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64호 35면

호텔 ‘아일랜드 샹그릴라’에서.

샹들리에 스타일의 요점은 투명감과 따스함이다. 비즈를 촘촘히 수놓은 톱과 샴페인 골드의 짜름한 볼레로식 카디건으로 차림을 구성하고 크리스털과 골드 소재의 액세서리로 힘을 준 ‘샹들리에 룩’.

번쩍거림은 싫어도 반짝거림은 좋다. 언제부터인가 샹들리에가 눈에 띄면 사진을 찍는다. 대롱거리는 크리스털 알들을 보면 귀에서 달랑달랑 흔들거리는 귀고리를 차고 싶고 옷도 ‘영롱’하게 입고 싶다. 영롱하게 입고 싶다는 건 투명감이 배인가뿟한 차림을 하고 싶다는 소리다. 어렸을 때는 샹들리에가 촌스럽다고 생각했다. 떠드는 화려함이 세련돼 보이지 않았다. 생각이 바뀐 건, 다소 묘하지만, 샴페인을 마시면서부터다. 샴페인을 마시면 아름다움을 지각하는 세포가 강하게 반응한다.크리스털 조명이 달리 보인다. 방울방울 튀어오르는 황금빛 기포와 반짝임을 쏟아내는 불빛의 케미스트리.그 둘 사이에서 빚어진 광채는 화려함을 은은하게물들이고 싶을 때 쓰이는 ‘낭만 에너지’다.


‘엘르’‘마리 끌레르’ 패션 디렉터와 ‘마담 휘가로’ 편집장을 거쳐 샤넬 홍보부장으로 일했다.『Leaving Living Loving』『옷 이야기』를 썼고 현재 홍콩에 살며 패션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