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봅슬레이까지 번진 러시아 육상 도핑 스캔들

중앙일보

입력

세계 육상계를 쑥대밭으로 만든 러시아 육상 도핑(금지약물 복용) 스캔들이 겨울스포츠 종목 봅슬레이로 번질 조짐이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20일 '러시아육상경기연맹(ARAF)이 지난해 11월 발표된 세계반도핑기구(WADA) 도핑 보고서에 언급된 선수 60~70명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육상 경기에 참가시킬 수 없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 명단에 봅슬레이에 몸담고 있는 대표선수 13명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해당 선수들은 육상 선수로 활약할 당시 도핑 위반 혐의를 받았고, 봅슬레이 선수가 된 뒤엔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육상에서 봅슬레이로 전향한 러시아 대표선수 13명 중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포함돼 충격을 안겼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서 금메달을 딴 알렉세이 네고다이로(27)가 포함됐다. 네고다이로는 단거리 육상 선수로 활약하다 2010년 봅슬레이로 전향했다. 또 2013년 봅슬레이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땄던 막심 모크로소프(33)를 비롯해 현역 러시아 봅슬레이 국가대표로 뛰고 있는 선수들도 다수 리스트에 올랐다.

앞서 WADA는 지난해 11월 '러시아 육상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도핑을 했고, 체육부와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까지 육상 선수들의 도핑을 방조했다'면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러시아 선수 전원의 국제 대회 출전 금지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IAAF는 러시아 육상선수 전원에 대해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 육상대회에 잠정적으로 무기한 출전을 금지하는 징계를 내린 상태다. 이에 따라 육상 선수로 활약할 때 금지약물을 복용한 혐의가 있는 러시아 봅슬레이 선수들의 향후 국제 대회 출전 문제가 논란에 빠지게 됐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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