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선택은 ‘어남택’…‘어남류’ 팬들 화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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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누가 덕선(혜리)의 남편이 될 것인가. 극중 여주인공의 선택을 놓고 두 달 넘게 시청자들의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결말은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이). 천재 바둑기사 택(박보검)의 승리였다.

종영 후에도 개연성 논란 지속

기존 ‘응답하라’ 시리즈의 ‘첫사랑 판타지’는 ‘응팔’에서도 여전히 유효했다. 보이시한 여주인공이 어려서부터 한 동네에서 같이 자란 성공한 남자 주인공과 맺어진다는 공식이 그대로 적용됐다.

 ‘응답하라’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남편 찾기’는 본격 가족·이웃드라마를 표방한 ‘응팔’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막판 시청률과 화제성을 견인하는 주된 장치였다.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난무했고, 팬들은 남편감을 놓고 정환(류준열)을 지지하는 ‘어남류’파와 택(박보검)을 지지하는 ‘어남택’파로 나뉘어 일대 설전을 벌였다.

극중 남편감을 묻는 여론조사가 여러 곳에서 진행될 정도로 유례없는 열기였다. 중년 남편 역으로 출연한 김주혁을 두고 ‘류준열과 닮았다’ ‘택처럼 왼손잡이다’ 등으로 분석하며, 남편 예측의 증거로 내세우기도 했다.

 남편감을 둘러싼 논란은 종영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어남류’ 팬들이 격분했다. 드라마 초기 유력한 후보였던 정환의 비중이 느닷없이 작아진 것이 개연성이 없고 극적 완성도를 해쳤다는 비판이다.

방송사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시청자와 밀당 하느라 완성도는 뒷전. 재미를 좇아 캐릭터의 일관성을 희생시킨 예능적 제작방식의 한계” “떡밥을 과하게 뿌리면 물이 썩는다” 등의 비판 글이 올라왔다. 또 어린 최택(박보검)과 성인 최택의 외모와 이미지가 맞지 않다는 ‘미스 캐스팅’ 논란도 나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정환이 덕선을 포기한 이후의 심리와 상황을 보여주는 데 좀 더 세심한 제작진의 배려가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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