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1조 달러’돌파 여부는 수출에 기대는 한국 경제의 풍향계다. 지난해 5년 만에 1조 달러에 미달한 수출 성적표는 그만큼 충격파가 컸다. 하지만 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수출 회복의 다섯가지 희망 요인’ 보고서에서 반전(反轉)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
한·중 FTA, 신흥국 교역 증대 요인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첫째로 “세계경제가 올해 ‘확장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 근거로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꼽았다. 지난해 3.1%에 그친 성장률이 올해 3.6%까지 높아진다는 것이다. 선진국 경제가 체력을 회복하면서 성장률을 주도할 걸로 봤다.
둘째 미국의 회복세 강화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한국의 제2위 수출국(전체의 12%)이다. 특히 민간 소비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한국산 수출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주 실장은 “미국은 설비·주택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고용도 호조를 보여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높은 2.8% 가량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8일 김재홍 KOTRA 사장이 로스엔젤레스에서 올해 첫 무역관장 회의를 개최한 것도 궤를 같이 한다. 김 사장은 “경기 회복이 기대되는 미국 ‘소비 트렌드’를 파악해 수출을 적극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셋째로 중국 경제의 연착륙에 따른 수출 개선 전망이다. 재정적자 확대,금리 인하, 환율제도 변경 등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에 적극 나서면서 경착륙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또 중국 정부의‘소비주도형’ 성장 정책에 따라 화장품·식료품·생활용품 등 한국산 소비재 수출이 늘 수 있다고 봤다.
넷째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시장 진출 확대다. 먼저 발효와 함께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중 20%(1649개)에 관세가 없어지는 만큼 수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봤다. 특히 주 실장은 “법률·엔지니어링·건설 등 서비스 분야의 개방이 포함돼 이 분야 국내 기업 진출도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끝으로 인도·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국과의 교역 증대를 기대했다. 이들 국가의 소비·투자 확대로 한국산 수출 증가를 기대할 만 하다는 것이다.
주 실장은 “이같은 요인들이 현실화하면 수출이 예상보다 크게 좋아지면서 무역 1조 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총수출 증가율이 1%포인트 추가 상승하면 3만90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jso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