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흡연·비만의 사회경제적 비용, 연간 23조원…남성과 중장년층서 많이 발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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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조3477억원. 2013년 한 해 동안 음주·흡연·비만으로 치뤄야 했던 사회경제적 비용의 추산치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최근 ‘주요 건강위험요인의 사회경제적 영향과 규제정책 효과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3가지 요인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계산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와 통계청, 고용노동부, 도로교통공단 등 유관 기관의 자료를 함께 분석해서 사회경제적 비용을 계산했다. 그 결과 2013년 기준으로 음주는 9조4524억원, 흡연은 7조1258억원, 비만은 6조7695억원의 비용을 초래했다. 모두 합치면 23조3477억원이 된다. 이는 2013년 건강보험 보험료 수입의 59.8%, GDP의 1.6%에 해당하는 규모다.

음주와 흡연, 비만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5년 첫 조사에선 13조5026억원이던 비용이 2007년 약 17조원, 2009년 약 20조원을 거쳐 2013년에 23조원 이상으로 늘었다(격년제 조사). 8년만에 1.7배로 증가한 셈이다. 특히 비만으로 초래된 비용은 같은 기간 2.22배로 늘어 흡연(1.62배)과 음주(1.56배)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기준 사회경제적 비용을 성별로 분석해보면 남성이 17조1896억원으로 여성(6조1581억원)의 2.8배에 달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32.7%, 40대가 21.3%, 60대가 17.1%로 40~60대 중장년층의 비중이 전체의 71.1%를 차지했다. 반면 80대 이상(5.9%)과 20대 이하(3.2%)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발생한 비용 중에선 의료비가 39.1%로 가장 많았다. 조기사망비용(35.6%), 생산성 손실비용(13.9%)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건강위험요인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규모가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의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만큼 건강위험요인을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건보 재정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건강증진사업 대상을 흡연 외에도 비만 관리와 절주 사업으로 강화·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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