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부는 단샤리 열풍, 물건을 줄이니 삶이 달라지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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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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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사사키 후미오 지음
김윤경 옮김, 비즈니스북스
276쪽, 1만3800원

“어머 저건 꼭 사야해!” 이 말과 함께 ‘지름신’을 영접한다. 꼭 사고 말았는데 용도 없이 짐이 되고 말았다. 짐이 집 안 가득 차 있다. 이런 사람이라면 책의 첫 장이 바로 눈에 들어올 것 같다. 두 장의 사진인데, 저자의 방을 찍은 것이다. 미니멀리스트가 되기 전과 후를 비교해놨다. 발 디딜 틈 없이 온갖 짐이 가득한 방과 아무것도 없어 햇빛이 가득한 방이다. 저자는 물건을 줄이자 나 자신이 달라졌다고 했다. 방의 모습을 보니 상상이 된다. 물건을 줄였을 뿐인데 열 두 가지 변화가 찾아왔다고 했다. 쇼핑하지 않으니 시간이 생기고, 언제든지 이동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기고, 소유물을 두고 남과 비교하지 않고, 집중력이 높아지고…. 많이 가질수록 행복할 줄 알았는데 저자는 그 생각을 깨고 실천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책처럼 요즘 일본에서는 미니멀리스트 붐이 불고 있다. ‘단샤리(斷捨離)’ 열풍으로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끊고 버리고 떠난다는 뜻으로 물건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운동이다. 책을 통해서, 온라인 블로그를 통해서 운동이 퍼지고 있다. 싱글에 국한하지 않고, 부부와 가족 단위까지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물건을 몇 개쯤 갖고 있어야 미니멀리스트일까. 저자는 "정해진 규칙은 없다”고 말한다. 미니멀리스트를 정의하자면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 소중한 것을 위해 물건을 줄이는 사람이다.

저자는 비우기 노하우를 55가지나 소개했다. 노하우에 따르면 물건을 버리기 전, 버려야 할 생각부터 참 많다. 참신한 발상도 있다. 큰 소파가 필요해서 못 버리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다. “거리가 당신의 응접실이다.” 책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생각하게 하는 철학서이자 실제 어떻게 비울지 알려주는 실용서이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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