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런던서 탈북 자매의 삶을 그린 연극으로 호평받은 미아 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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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너를 위한 나를 위한 너` 극작가 미아 정[사진 프리랜서 최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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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울 정도로 상상력이 풍부한,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이다."

영국의 인디펜던트가 이런 평가와 함께 만점인 별 다섯 개를 준 연극이 있다. 탈북을 시도하다 헤어지게 된 자매 이야기인 '너를 위한 나를 위한 너'(You for me for you)다. 식량난 속에서도 서로에게 의지해 살아가다 말 실수로 '반동'으로 찍히자 탈북을 시도하는데 여동생이 먼저 성공, 미국 뉴욕에 정착했고 우여곡절 끝에 언니도 합류한다는 내용이다. 지난 18일 개막 공연으로 시작으로, 내년 1월 9일까지 영국 런던의 로열코트 극장 무대에 오른다.

극작가는 한인 2세인 미아 정이다. 그는 "신작을 공연하는 세계적인 로열 코드에서 하게 돼 엄청난 영광"이라고 말했다. 차기 희곡도 집필 중인데 한국전이 배경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와 로열코트에서 만났다.

-언론들이 호평한다.

"그렇다고 들었다. 난 언론 리뷰를 잘 안 읽는다. 신경을 곤두서게 하기 때문이다."

-2012년 미국 무대에 올랐다고 들었다.

"2012년과 2013년 워싱턴과 보스턴에서 공연했었다. 그 이후에도 계속 고쳤다. '아마 다시 무대에 오를 일 없을 거야'라면서도 수정했다. 훨씬 더 나은 작품이 나왔다. 에이전트가 여기저기 보냈는데 로열 코트에서 관심을 보였다고 들었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1~2월에,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도 무대에 오른다. 아마 한동안 작품을 손볼 것 같다. 결국은 떠나 보내긴 하겠지만 말이다."

-작품이 유머러스하면서도 슬프다.

"그게 중요했다. 대개들 북한에 대해 가볍게 농담처럼 취급하거나 너무나도 절박하게 그리곤 한다. 양쪽 모두를 피하고자 했다. 보다 복잡한, 사람 사는 얘기로 풀고 싶었다. 그네들의 상황이 너무나도 인간적일 수 있다고 봤다. 어떤 문화, 어떤 인종의 사람이라도 그 처지가 되면 비슷하게 행동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경우 어떻게 보면 정반대다. 북한이나 뉴욕은 어떤 면에선 극단이다. (뉴욕에서 태어난) 나로선 뉴욕을 풍자하기 쉬웠다."

-다음 작품은.

“한국전의 여파에 대해 쓰고 있다. 60년대가 배경이다. 미국에선 한국전이 '잊혀진 전쟁'으로 불린다. 한반도는 그 전쟁으로 인해 크게 규정됐다. 미국에선 시민운동이 시작됐고 사회 변화도 겪었다. 한국전과 당시 미국을 보면 오늘의 미국 외교 정책에 대한 역사적 관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게나 미국에게나 흥미로운 시간이다. 다시 주인공은 한국 여성이다."

-한국 여배우와 일할 생각은.

"정말 그러고 싶다. 세계적으로 훌륭한 몇몇 배우는 한국인이다. 만일 한국 배우와 같이 일하게 된다면 정말 황홀할 거다."

미아 정은 예일대와 아일랜드 더블린대에서 문학을 전공했고 2010년 브라운대에서 희곡을 공부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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