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6%, 세계 3.3%” 내년 성장 전망 큰 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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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6%에 그칠 것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 유관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전망했다.

한경연 “국내 경기 회복 어렵다”

 한경연은 22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경제가 올해 2.5%의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내년에도 2.6% 성장하는데 그칠 것”이라며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예상했다. 이 같은 전망치는 한국개발연구원(3.0%)과 한국은행(3.2%)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반면 LG경제연구원은 한경연과 비슷한 2.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간 연구기관이 우리 경제를 더 우울하게 보고 있는 셈이다.

 2%대 성장률은 세계경제 성장률에도 한참이나 밑도는 것이다. 한경연은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이 3.3%에 이를 것으로 봤다.

 한경연은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제가 불안하고 일본의 엔저 정책으로 인한 후폭풍 등 대외적 환경이 좋지 않은 점을 저성장의 원인으로 꼽았다. 또 최근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신흥국들의 구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 등도 부담이 될 것으로 봤다.

 한경연 측은 “대외여건 개선 여부가 불확실한데다, 대내적 정책여력도 제한적이다”라며 “내년에도 지지부진한 L자형 경기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보다 1.5%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 하락이 다소 진정되고 정부가 물가 상승을 주요 정책 목표로 밝히면서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하락(환율 상승)하는 것도 물가 상승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됐다. 원화가치는 올해 달러당 1131원에서 내년에는 달러당 1181원으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5.1%)보다 줄어든 4.3%에 머물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기엔 국내외 경기전망이 불확실한데다 투자수요와 투자여력, 자본조달비용 등 투자여건이 악화된 탓이다.

 한경연은 수출 환경 개선을 위해 중국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현지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기존 달러 중심 환율 정책에서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까지 고려한 환율정책을 펼 것 등을 제안했다. 여기에 신속하고 효율적인 사업재편과, 선택과 집중을 통한 연구개발(R&D)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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