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시장, 메모리 반도체의 2.2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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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삼성의 신수종 사업으로 떠오른 ‘바이오’ 사업의 양대 축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인천 송도에 나란히 들어선 두 회사는 바이오의약품수탁생산(CMO)과 개발을 각각 맡고 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화학계열사를 정리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리는 ‘뉴 삼성’을 보여줄 중심 회사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설계는 애플이, 생산은 폭스콘이 담당하는 것처럼 바이오의약품 개발은 바이오에피스가, 생산은 바이오로직스가 하도록 이원화했기 때문이다.

막대한 자금 필요, 성공 땐 황금알
생산·개발 이원화 ‘뉴 삼성’ 실험

 통상 바이오의약 사업은 ‘고(高)위험·고(高)수익’ 사업으로 꼽힌다. 제약 사업은 연구개발(R&D)에 들어가는 비용이 막대한 데다 실제 판매까지 이르는 데에는 소위 ‘임상시험’을 거쳐 약효 검증을 받아야 한다. 각국 정부로부터 판매 승인을 거치는 단계를 지나야 하기 때문에 바이오약품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하나를 개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2000억원에 달한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바이오의약품에 뛰어드는 이유는 이 시장이 가진 성장성 때문이다. 제약업계 시장전문 조사기관인 이밸류에이트 파르마에 따르면 세계 제약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7810억 달러이며 이 중 바이오는 1790억 달러(전체 제약시장의 23%)에 달한다. 바이오 분야만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825억 달러)의 2.2배 규모다. 2020년엔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78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재혁 한국바이오협회 팀장은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점점 늘어가고 있어 삼성이 큰 공장을 지었다고 문제가 생기고 그럴 것 같지는 않다”며 “삼성의 사업 확대는 국내 바이오 산업 활성화의 촉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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