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수익성·성장성, 美·中·日에 대부분 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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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화학·해운 같은 한국 주력 산업의 성장성·수익성이 최근 5년새 경쟁국인 미국·중국·일본에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7일 ‘대한민국 주력산업의 글로벌경쟁력 비교’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국가별 매출 상위 200대 기업의 경영 실적을 조사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우리나라 주력 산업에 대한 미국·일본·중국 기업의 매출증가율은 상승세로 돌아선 반면, 한국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010년 중국(40.1%)에 이어 23.03%의 높은 매출증가율을 보였던 자동차 업종은 지난해 -0.36%로 하락해 4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화학 업종도 2010년 한국의 매출증가율은 20.51%로 두 번째로 높았지만 지난해 -1.61%로 떨어져 4개국 중 가장 낮았다.

해운업의 경우 한국의 매출증가율은 2010년 40.08%에서 지난해 -16.53%로 크게 떨어졌다. 역시 4개국 중 가장 낮았다. 일본·중국의 해운업 매출증가율은 2011년을 기점으로 성장세로 돌아섰지만 한국은 2012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전기전자 업종의 경우 2010년 한국의 매출증가율은 25.55%로 4개국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엔 4.1%를 기록해 미국(5.94%)·일본(6.68%)·중국(9.84%) 보다 낮았다.

수익성을 보여주는 영업이익률도 경쟁국에 뒤쳐졌다. 철강 업종의 경우 한국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5.92%로 4개국 중 가장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3.96%로 떨어져 미국(6.55%)·일본(5.27%) 보다 낮았다. 자동차 업종도 같은 기간 7.54%에서 3.77%로 감소해 미국(8.84%)·일본(5.91%)에 밀렸다.

전기전자·화학 업종은 미국의 영업이익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두 업종 모두 한국이 일본보다 낮은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신현한 연세대(경영학) 교수는 “한국·중국은 상대적으로 생산단가에서 차지하는 고정비 비율이 높아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 생산 구조를 개선하지 않고선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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