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소비 스타일 '검소해졌다'

미주중앙

입력

미국인들의 소비 스타일이 바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인의 소비 행태가 자동차에서 의류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번 할러데이 시즌에는 소비자들이 가구나 자동차 등 몸집과 가격이 큰 품목을 구입하기보다 의류나 가전, 음반, 서적 등 비교적 쉽게 지출할 수 있는 것을 구입하고 있다" 보도했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인들이 '소비'보다는 '저축'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완만하지만 경기가 회복하면서 임금이 오르고 개스값 하락에 따른 수익증대 효과가 있지만 소비자들은 언제 다시 경기가 침체할 지 몰라 보다 근본적인 주택 구입이나 헬스케어 등을 위한 저축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이처럼 저축에 열중하는 이유는 고령화 등 사회구조적 요인과 고용 불안,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 등 현실적 요인도 있을 것이라는 WSJ의 해석이기도 하다.

미즈호 시큐리티즈USA의 스티브 리치우토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인들은 소비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쓰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돈을 쓰기보다 모으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러스 의류 브랜드 애슐리 스테와트의 제임스 리 대표는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에는 저렴한 가격에 부담없는 물건을 사는 기쁨을 누리려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중저가 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며 "미국인들의 쇼핑 습관이 얼마나 빨리 바뀌는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편, 설문조사 전문업체인 '어도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월 1일부터 12월 7일까지 미국인들이 쇼핑에 지출한 비용은 487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1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번 할러데이 시즌에는 개스값이 하락해 돈을 절약할 수 있었고, 또한 전체적인 임금 인상 등에 따른 개인소득 역시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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