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모란봉 후폭풍, 핵 도발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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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 악단의 중국 공연 취소와 관련해 핵과 미사일을 동원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제기됐다. 14일 국방부에서 열린 하반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다.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는 연 2차례 정기적으로 국방부 장관 주재로 군의 주요 간부들이 모여 현안과 향후 중점과제를 토의하는 회의체다.이날 회의엔 140여명이 참석했다.

장관 주재 ‘전군 지휘관회의’
90분중 50분 방산 비리 할애
“공소시효 폐지” 주장도 나와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의 돌연한 모란봉 악단 공연 취소로 북·중관계가 다시 소원해질 경우 우리 군은 북한의 전략적·전술적 도발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내년에도 핵실험을 시도하거나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미사일 발사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 김정은이 지난 10일 수소폭탄 발언을 한 만큼 한미동맹의 미사일 대응작전 수행체계를 발전시키고 국방부와 합참이 통합으로 대응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민구 장관은 회의 모두 발언에서 “북한 김정은은 공포정치와 불가예측성, 군사적 도발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며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날 회의는 한국형 전투기(KF-X) 기술이전 논란과 방위사업 비리 등으로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졌다는 판단에 따라 ‘국민 신뢰 제고 방안’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약 9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한 장관은 50분 가량을 국민 신뢰 제고 문제에 할애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방위사업 비리는 반드시 적발해야 하고 가혹할 정도로 처벌해야 한다”며 “방위사업 비리는 매국행위이기 때문에 공소시효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회의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이날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의 방위사업 비리 수사·감사 결과를 반영, 내년 1분기 중으로 ‘방위사업 혁신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 장관은 회의 말미에 “우리군의 변함없는 가치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적과 싸워 이기는 것”이라며 “이 가치에 기반한 능력을 구비한 군이야 말로 신뢰받는 군이자 최후의 보루”라고 강조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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