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완구, 2층 그릇, 3층 가전 … 평양판 가로수길에 ‘창광상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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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시 창광상점 1층의 완구 매대에서 장난감 총을 고르는 북한 어린이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평양에도 최근 젊은 세대와 신흥 부유층이 즐겨찾는 거리가 생겼다. 평양판 ‘가로수길’(서울 강남 신사동 일대)로 불리는 미래과학자거리는 서구식 먹거리와 상품을 파는 상점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는 게 북한 관영 매체들의 보도다.

미래과학자 거리의 최신식 백화점
북 TV “멋쟁이 상업봉사기지” 선전

 이 가운데 최신식 백화점으로 주민들에게 손꼽히는 창광상점이 인기다. 조선중앙TV는 5일 창광상점을 소개하면서 “새 거리에 일떠선 멋쟁이 상업봉사기지”라며 “지하 1층, 지상 5층의 상점에는 갖가지 상품으로 채워진 20여개의 매장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창광상점은 1983년 11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문을 열었으나 최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지시로 미래과학자거리로 옮겨졌다. 지난해 11월 두 배 확장하고 준공한 상점 1층에는 완구류, 유리그릇, 일용잡화, 꽃 그리고 식료 코너가 있으며, 2층에는 북한 주부들에게 인기가 많은 수지그릇과 아기차(우리의 유모차)와 요람 등을 판매하는 어린이 용품 매장이 자리잡고 있다. 3층과 4층에서는 선풍기와 다리미 같은 전기제품과 문화용품, 그릇, 운동용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매층마다 손짐보관(물품보관함), 밀차(카트), 안내봉사 등 구매자들의 편리를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시설들을 갖추었다”면서 “안내방송을 통해 상품안내, 미아찾기 방송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상점을 찾은 엄마들이 아이를 맡기고 쇼핑할 수 있는 ‘놀이터’와 대동강이 보이는 ‘청량음료점(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특권층을 위한 서비스·편의시설을 확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시에 자본주의 백화점 수준으로 시설을 갖춰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외화벌이에도 활용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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