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대디’ 히든댄서 박지우 “노래 듣고 즉흥 댄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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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의 ‘대디’ 뮤직 비디오에서 춤추는 ‘날씬한 싸이’는 댄스스포츠 선수 박지우씨다.

가수 싸이가 지난 1일 발표한 노래 ‘대디(DADDY)’의 뮤직비디오에는 검은색 라틴댄스복을 입은 남성이 등장한다. 분명히 얼굴은 싸이다. 하지만 그 춤사위는 예사롭지 않다. 가볍게 점프를 하며 턴을 하는 건 물론 현란한 스텝까지 선보인다. 사실 이 뮤직비디오에는 ‘히든 댄서’가 있다. 바로 댄스스포츠 전 국가대표 선수인 박지우(35)씨다.

댄스스포츠 국가대표 출신
라틴댄스 동작 싸이 얼굴과 합성
박씨 “춤 보고 금세 알아보데요”

 ‘대디’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조회 수는 3일 기준 1900만 뷰를 넘어서고 있다. 뮤직비디오 속에서 박지우씨는 다양한 춤을 선보인다. 다만 얼굴은 박씨의 얼굴이 아닌, 싸이의 얼굴을 3D로 합성해 입혔다. 이 사실을 알고 뮤직비디오를 보다 보면 어떤 장면에선 싸이고, 어떤 장면에선 박씨인지 맞히는 재미가 쏠쏠하다. 힌트는 몸동작이 될 수도 있고 단순히 ‘몸매’의 차이가 될 수도 있다.

 박씨는 2년 전 TV 프로그램 ‘댄싱9’을 통해 싸이와 친분을 쌓았다. 이번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것도 순전히 ‘친한 형을 돕고 싶어서’였다. 박씨는 “두 달 전쯤 재상(싸이의 본명)이형이 ‘뮤직비디오에 댄스스포츠 장면을 넣고 싶은데 네가 제격’이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감사한 마음으로 기꺼이 출연에 응했다”고 말했다. 당시 뮤직비디오의 전체적인 구성을 고민하던 싸이에게 박씨는 “일단 음악부터 들려줘”라고 제안했다. 싸이가 ‘대디’를 들려주자 박씨는 즉석에서 춤을 췄다. 그 모습을 본 싸이는 “바로 이거”라며 감탄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일주일쯤 뒤 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가슴이 파인 댄스복을 입고 가슴털도 붙였다. 박씨는 “원래 짜인 대로 추는 걸 좋아하지 않아 뮤직비디오에 나온 건 모두 나의 ‘즉흥 댄스’다. 촬영을 하면서도 굉장히 신이 났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뒤 박씨의 춤 버릇을 잘 아는 몇몇 지인이 그에게 전화를 걸어 “저거 혹시 너 아니냐”며 물어볼 정도였다.

 최근 박씨는 내년 3월 서울서 열리는 댄스스포츠 국제 대회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월드스타 싸이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것 자체가 내겐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댄스스포츠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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