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그래도 믿을 건 중국…10월 유커(遊客) 입국자 연중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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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발길이 뜸했던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돌아왔다. 20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유커 입국자수는 65만 174명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5.6% 증가했다. 5월 이후 첫 두 자릿수 성장세다.

지난 6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메르스 환자가 사망한 후 8월까지 월평균 유커 입국자 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46.8% 감소했다. 7월 입국자 수는 25만 5000명으로 최저였다. 9월 입국자 수가 지난해에 비해 4.8% 늘어나며 활기를 띄기 시작하더니 10월 들어 완전히 회복했다.

단순히 사람만 늘어난 게 아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유커 입국 경로에서 공항을 이용한 사람은 43만 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7.0%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항구를 통한 입국은 21만1000명으로 38.7% 늘었다. 특히 크루즈선을 통해 제주도에 들어온 유커는 12만 2000명으로 증가율이 91.8%에 이른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기를 통한 입국자 수 증가가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 많았음에도 10월 입국자 수가 최고치를 기록한 건 크루즈선과 항구를 통한 입국이 기대이상으로 많았기 때문”이라며 “이는 앞으로 유커의 한국 관광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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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의 씀씀이는 경제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박정우 연구원은 “국내 민간소비가 1%대 후반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는 가운데 유커의 소비 지출은 국내 서비스업이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지난 3분기 서비스업 생산이 급격히 반등한 것도 유커 입국자 수가 증가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에도 유커는 한국을 많이 찾을까.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런 추세라면 올해 유커 입국자 수는 기존에 예상했던 590만명보다 더 많은 600만명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보다는 2.1% 줄어든 수치지만 하반기에 증가로 돌아섰기 때문에 이런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정우 연구원은 “내년 유커 입국자 수는 670만~740만명 선이 될 것 같다. 만일 740만명이라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유커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가 넘을 것”이라며 “경기가 불안한 2016년에도 유커는 내수 경기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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