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테러 보복 나선 프랑스, IS에 '분노의 응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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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분노의 응징’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밤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근거지 시리아 라카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했다. 1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 13일 파리 테러에 대한 반격이다.

‘내재적 결의(Inherent Resolve)’로 명명된 이번 공습에는 라팔·미라지 등 전폭기 12대가 동원됐고 20차례 폭탄이 투하됐다.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출격했으며 미국·호주·캐나다·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UAE 등 연합군의 공조 하에 이뤄진 공습이었다. 프랑스 국방부는 “IS 사령부와 신병 모집소, 무기 창고를 첫 목표물로 파괴했고 이어 테러리스트 훈련소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타격 대상엔 민간인 거주지역에 있는 박물관과 진료소가 있는 구역도 포함됐다고 한다. 프랑스는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50㎏ 무게의 정밀 유도폭탄 BLU-126도 투하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9월 이후 IS 공습에 참여해왔으나 이라크에 치중했었다. 시리아 공습은 간헐적이면서도 제한적이었다. IS와 싸우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강화할 수 있다고 봐서다. 이번 공습으로 이 같은 입장에도 변화가 올 것이란 게 서구 언론들의 전망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앞서 “이번 테러는 전쟁 행위(act of war)”라며 “극악한 테러에 관용(tolerance, 톨레랑스)은 없다”고 말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도 “프랑스와 유럽은 물론, 시리아와 이라크까지라도 쫓아가서 범인을 색출해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파리 테러는 IS의 최고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직접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AP 통신이 이날 이라크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발스 총리도 “이번 테러는 (IS 근거지)시리아에서 기획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프랑스는 단순한 테러 그룹이 아니라 테러 군대를 상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NN 방송은 유럽연합(EU) 관계자의 말을 인용, “난민들의 항해를 따라 ‘매우 프로페셔널한 새로운 테러리스트 부대’가 손쉽게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경찰은 이날 프랑스 전역의 150 곳 이상에서 가택 수색을 벌여 로켓포 등 무기를 압수하고 파리 테러에 가담한 2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15~16일 터키 안틸리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선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의 이동을 막아 테러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국경 통제와 항공 안전을 강화하는 걸 골자로 한 특별 공동 성명을 채택하기로 했다.

파리=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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