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부 "필리핀서 피랍 70대 한국인 남성 사망 추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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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지난 1월 이슬람 반군세력으로 추정되는 무장괴환들에 피랍됐던 70대 한국인 남성이 10개월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외교부는 1일 “지난 1월 24일 필리핀 민다나오섬 삼보앙가에서 피랍된 홍모(74)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라며 “시신이 우리 국민으로 확인되면 사망 경위와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홍씨는 지난 1월 아들의 민다나오섬 삼보앙가시 부근 소도시 수라바이에 있는 아들의 집을 방문했다 납치됐다. 경찰복을 입은 괴한들이 총기로 무장한 채 집으로 들이닥쳤고 홍씨와 홍씨의 아들 등 집에 있던 한국인 5명을 납치하려 했다. 몸싸움이 벌어지자 괴한들은 고령인 홍씨만 차에 태워 달아났다. 괴한들은 홍씨의 몸값을 요구해왔고, 홍씨의 가족들은 외교부와 필리핀 정부의 협조를 얻어 석방 교섭을 해왔다.

홍씨를 납치한 괴한들은 민다나오섬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슬람 과격단체 아부사야프다. 아부사야프는 2008년 3월 한국인 기업인 1명, 2011월 10월 한국인 광산업자 3명을 납치하기도 했다.

AP 통신 등은 지난달 31일 필리핀 남부 술루주 파티쿨 마을 도로에서 홍씨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군당국은 홍씨의 몸에 총상 등의 외상이 없는 것을 토대로 홍씨가 질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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