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추미애 의원, 이종걸 원내대표에 “청와대 나올 때 물파스 안 주던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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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추미애 최고위원은 23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ㆍ원내대표 간 ‘5자 회담’에 참석한 같은 당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손 아프게 받아적었다고 하는데 물파스라도 바르시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5자 회담이 끝난 뒤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가진 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청와대에서 대변인 배석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휴대폰으로 녹음이라도 하게 해달라고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손이 아프도록 적었다”고 말했었다.

추 최고위원은 “삼권분립 원칙을 갖고 있는 우리 나라에서 대통령이 일본 천황처럼 국회 여야 대표까지 불러 1시간 50분 동안 대변인 배석도 없이 받아적게 했다고 한다”며 “이 원내대표가 손 아프게 적었다고 하는데 물파스라도 바르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에서 나올 때 물파스는 안 주더냐”고 물었다. 이 원내대표는 말 없이 웃었다.

추 최고위원은 “청와대가 5자 회담이 끝나자 마자 ‘할 말 다 했다’고 하는 것을 보니 소통은 안하고 소통 명분만 취하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마치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가 두루미를 초대해 놓고 접시에 수프를 담아내서 먹지도 못하게 만드는, 그런 웃지 못할 5자 회담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같은 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한마디로 (청와대가) 왜 불렀는지 모를, 물음표만 남는 회동이었다”고 혹평한 뒤 “답이 없는 대통령, F학점의 대통령이라고 말하고 싶다.덩치값 못하는 여당 대표는 마치 대통령 정무특보를 자임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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