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지 쓰면 행복 와요” 땡큐 강사 변신한 사업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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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세 번씩 감사한 일을 찾아보세요, 인생이 행복해집니다.”

‘대한민국 1호 땡큐테이너’ 민진홍씨
사업 실패로 우울증 걸리고 가정불화
고마움 기록하며 소중한 삶 깨달아
전국 돌며 긍정 바이러스 전파 나서

 ‘대한민국 제1호 땡큐테이너’(Thank you+entertainer·감사 전도사)라 자칭하는 민진홍(34·울산시 남구 삼산동·사진)씨의 말이다. 사업 실패 뒤 우울증을 앓고 자살까지 시도했던 민씨는 ‘감사일지’를 쓰고 ‘감사 강의’를 다니면서 삶의 소중함과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29살 때 사업을 시작해 전국 6곳에서 키즈카페를 운영하며 매달 수천만원을 벌었다. 수입 스포츠카 등 차량 3대를 소유하고 가족들과도 종종 해외여행을 다녔다. 민씨는 “그때는 나의 모든 기준이 돈이었다. 더 많은 돈을 벌어야겠다는 욕심에 불만을 안고 살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욕심이 화를 불렀다. 무리한 사업 확장 등으로 매장 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3억5000만원의 손해를 봤다. 주식으로도 2억원을 잃었다. 게다가 어린이 완구 판매권 소송에 휘말려 17억원을 배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결국 키즈카페 4곳을 처분하고 직원 월급과 퇴직금을 주기 위해 상당액의 대출까지 받았다.

 지난해 말 사업이 망하자 우울증이 찾아왔다. “세상이 왜 이렇게 가혹하냐”는 생각에 문밖 출입도 삼가고 하루하루를 보냈다. 짜증을 많이 내고 말수도 적어졌다. 목을 매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아내는 “더 이상 같이 못 살겠다”며 두 아들을 데리고 친정이 있는 여수로 떠났다.

 지난 2월 혼자가 된 민씨는 계룡산에서 열흘을 보낸 뒤 2주간 무작정 동해를 따라 걸었다. 그동안 자신이 만났던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마음을 정리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나는 지금까지 감사할 줄 모르고 살았다”는 것이었다.

 그는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며 책과 인터넷을 뒤져 공부를 했다. 지난 4월부터는 매일 감사일지를 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그러자 차츰 변화가 왔다. 사소한 것의 소중함과 즐거움을 알게 됐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 얼굴에 다시 미소가 번졌다. 별거 중인 아내와의 관계도 좋아지고 주위 사람들과도 잘 어울렸다.

 민씨는 지난 5월 스스로 ‘땡큐테이너’란 별명을 지은 뒤 전국을 돌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강의를 하고 감사일지 작성법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의 감사일지 작성법에는 7가지 원칙이 있다. 매일 감사한 일을 하루 3개 이상 적기, 무엇이 왜 감사한지 구체적으로 쓰기, ‘때문에’가 아니라 ‘덕분에’로 쓰기, 앞으로 감사하고 싶은 일을 현재 시제로 쓰기, 모든 문장은 ‘감사합니다’로 마무리하기 등이다.

 민씨는 요즘 강의로 먹고 산다. 연말까지 기업·단체·학교 강의 일정이 꽉 차있다. 강의가 많을 때는 한 달 수입이 1000만원이나 된다. 강의 뒤에는 수강생들과 SNS에 비공개 그룹을 만들어 감사일지를 쓸 수 있게 돕는다. 국내에 100개의 감사 모임을 만드는 게 그의 목표다.

 그는 “감사하는 마음은 돈·직장 등 내가 원하는 것을 당장 가져다주진 않는다. 하지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면 자신이 행복해지고 대인관계 등 모든 면에서 만사형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명한 기자 famo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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