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예루살렘서 '외로운 늑대' 테러 일상화…3차 인티파다로 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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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서 달리던 버스에 팔레스타인인 두 명이 총격을 가했다. 이후엔 흉기를 휘두르며 승객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인 2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부상했다. 얼마 후 예루살렘의 다른 지역에서도 팔레스타인 남성이 차를 버스정류장으로 돌진한 후 휘두른 흉기에 이스라엘인 한 명이 사망했다. 비슷한 시간대 텔아비브 외곽에서도 한 팔레스타인 남성에 의한 흉기 공격 사건이 벌어졌다. 서안 지구에선 팔레스타인인 한 명이 이스라엘군과의 충돌 과정에서 숨졌다.

13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벌어진 일이다. 전날에도 네 건의 흉기 사건이 있었다. 이중엔 자전거를 타던 13살의 유대인 소년이 13살과 15살 팔레스타인인 사촌의 공격을 받아 중태에 빠진 일도 포함됐다. 가해자인 15살 소년은 경찰의 총격에 숨졌다.

지난달 예루살렘에 있는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의 성지인 성전산(템플 마운트) 주변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 이후 유사한 사건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달 들어 팔레스타인인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인이 수십 명 숨졌다. 이스라엘 당국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도 18명 이상 목숨을 잃었다.

이 때문에 현지에선 “1987년과 2000년에 이은 3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인의 무장봉기)가 아니냐”란 얘기가 나온다. 이번엔 상대적으로 중산층 가정 출신으로 상대적으로 어린 이들에 의한 공격이란 점이 차이다. 일종의 '외로운 늑대'식이란 의미다. 팔레스타인 측에선 “이스라엘 정부가 지금처럼 강경책을 쓰며 이들 지역은 통제 불능으로 빠지고 모두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강경 대응만이 능사가 아니란 비판도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3일 오후 긴급 내각회의를 소집, 예루살렘 일부를 봉쇄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지역엔 군 병력을 전개하기로 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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