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기업 최대 위협은 난민·영토·종교 등 지정학 리스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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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다양한 지정학적 갈등, 환율과 원자재 가격 급락, 그리고 대규모 인구 문제…’. 지난 168년간 숱한 변화에 맞서 생존한 지멘스가 주시하는 미래의 위기는 무엇일까.

케저 회장이 꼽은 미래의 위험
분쟁으로 수출길 끊기는 일 빈번
노인 문제 심각 … 헬스 사업엔 기회

 지멘스의 선장인 조 케저 회장은 머지않아 기업들이 맞닥뜨릴 가장 큰 위험의 하나로 도처에서 빈발하는 ‘지정학 리스크’를 꼽았다.

최근 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 문제나 남중국해 인근 해상 무역로를 둘러싼 미국·중국과 인근 연안 국가들의 대립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남북 갈등과 인근 열강의 주도권 다툼 등이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고 있다.

 케저 회장은 “미래를 직접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기업들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부정적 요인들을 직접 경험하고 있다”며 “이런 복잡성 변수들이 앞으로도 지속되리란 걸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들 입장에선 멀쩡히 수출을 하던 지역에서 무력 분쟁 등으로 활로가 끊기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최근엔 민족 분쟁에 종교 갈등까지 뒤섞이면서 해외 진출 기업들의 해법 찾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또 그는 “세계 인구의 증가와 대규모 이민처럼 사람과 관련한 이슈도 기업들에 커다란 물음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인구 구성이 노년층 중심으로 빠르게 변모하는 만큼 기업들이 이런 변화들에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케저 회장은 이런 변화가 기회로 바뀔 수 있다는 ‘역발상’도 얘기했다. 지멘스 역시 노령 인구 증가라는 대세를 앞서 포착하고 ‘맞춤형 헬스케어 비즈니스’ 부문을 적극 키우고 있다. 복잡한 질병 진단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로 관리해 의료진에게 제공하는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케저 회장은 “데이터를 지능적으로 활용하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며 “기업들은 책임감을 갖고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사회적 사업(business to society: B2S)’을 펼쳐야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가치를 제공하지 않는 기업은 존재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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