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감독부터 외국인 선수까지…미디어데이 분위기 띄운 GS칼텍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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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일간스포츠]

"지난해 우리 팀 선수들은 가장 공주 같은 배구를 했다."

여자 프로배구 이선구(63) GS칼텍스 감독은 5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5-16시즌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올 시즌 각오를 밝히면서 선수들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이 감독의 예상 밖 발언에 장내는 술렁였다.

지난해 5위에 그치며 최악의 시즌을 보낸 이 감독의 각오는 남달랐다. 이 감독은 "작년에 어이없게 성적이 급전직하해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우리는 2년 전 우승한 팀이다. 명예 회복을 위해 선수들이 피땀을 흘렸다. 결과를 코트 위에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 중에도 근성이 부족한 선수들을 향해 여러차례 돌직구를 날린 적이다. 선수들이 자극을 받아 경기에 좀 더 집중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올 시즌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로 센터 포지션을 소화하는 캣 벨(1m88cm)을 영입해 지난 시즌 약점이던 높이를 보강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안산 원곡고를 졸업하는 1m80cm 레프트 강소휘를 선발했다. 이 감독은 "센터 신장이 가장 낮아 지난해 고전했다. 외국인 센터를 영입한 만큼 양 사이드에서 국내 선수들이 얼마나 결정을 내주느냐에 따라 팀 성적이 달렸다"며 "신인 강소휘가 가세하면서 기용폭이 넓어졌다. 한송이, 이소영 등이 긴장해야 한다. 그런 경쟁심이 팀에는 큰 플러스가 된다”고 말했다.

6개팀 감독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이 감독은 진지하면서도 때로는 농담을 던지면서 노련하게 미디어데이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이소영이 "감독님이 왜 날 여기에 데려온 지 잘 모르겠다"고 하자 "팬과 언론에서 가장 좋아할 선수 아닌가"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곱상한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이소영은 많은 배구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다.

이 감독은 "이소영이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자신감을 갖고 돌아왔고, 팬들 앞에서 대담함과 적극성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소영은 이 감독에게 바라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감독님이 많이 웃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또 한 번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 감독도 멋쩍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 감독은 이 자리에서 새 외국인 선수 캣 벨에 대한 높은 기대를 드러냈다. 이 감독은 "화이팅 넘치는 모습을 높이 샀다. 캣 벨은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릴 수 있는 선수다. 얼마나 활기차게 화이팅해주느냐에 따라 팀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캣 밸은 "감독님이 많은 인내심을 가지고 잘 가르쳐 주신다"며 "많은 부분에 대해 배우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처음으로 프로에 입단했는데 많이 어렵다"고 말했다. 활발한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 캣 벨은 자신이 좋아하는 케이팝 노래를 부르고, 이선구 감독의 성대모사를 해 큰 웃음을 안겼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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