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내 몸은 내가 지킨다"…너도나도 총 구입하는 미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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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

총기 사건·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에서 ‘총기 규제 강화론’이 나올 때마다 오히려 총기 판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9월 연방 총기 면허를 소지한 판매상이 신청한 총기 구매자 신원조사는 1560만 건에 달한다. 미국 즉석전과조회시스템(NICBCS)에 따르면 이는 2013년 같은 기간 1550만 건을 뛰어 넘은 수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올해 총기 판매량이 급증한 이유로 최근 미국 전역에서 총기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에선 최근 오리건 주 총기난사 사건은 물론 지난 6월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흑인교회 총기 난사로 9명이 사망했고, 7월엔 테네시 주 해군시설에서는 총기난사로 5명이 숨졌다. 언제 총기 사고가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호신용으로 총기를 구입해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려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 역대 최다 총기 판매량을 기록한 2013년은 2012년 12월에 발생한 코네티컷 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로 규제 여론이 극에 달한 시기였다. 당시 각 주의 주민들은 총기 규제로 향후 총을 구입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양의 총기를 구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내년에는 미국 내 주요 총기 제조사들이 앞다퉈 새 권총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총기 판매량 증가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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