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한화S&C 조사…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증권사 전산자료 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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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증권으로부터 전산장비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정치권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말 한화증권에 관련 자료를 요청, 이를 이달 초 건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가 한화그룹 내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공급하는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인 한화S&C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한화S&C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가 50%, 차남 김동원 한화 디지털팀장과 삼남 김동선 한화건설 매니저가 각각 25%씩 지분을 가진 회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S&C의 지난해 매출은 약 4116억원으로 이 중 52%(약 2140억원)를 한화그룹 내 계열사 거래를 통해 올렸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13년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최대주주 일가에 부당이득을 제공할 수 없도록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서 공정위가 이와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었다”며 “한화S&C는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데다 계열사 매출 비중이 커 조사를 피해 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한화증권에 주목하는 이유는 2013년 9월 주진형 사장 취임 후 한화S&C 거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주 사장 취임 전 한화증권은 전산 관련 비용으로 연간 200억~300억원을 한화S&C에 지급해 왔다. 주 사장 취임 후인 지난해엔 15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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