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친구야, 밥먹고 가···청소년 심야식당 ‘ㅋㅋ밥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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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밥차 [사진출처 페이스북]

이름부터 독특함이 물씬 풍겨오는 ‘ㅋㅋ밥차’. 청소년만을 위한 심야식당이다.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밥차는 정말 단지 식사만을 위한 곳일까? That’s no no! ㅋㅋ밥차엔 과연 어떤 비밀이 담겨 있을까?

비가 추적 추적 내리던 저녁, ㅋㅋ밥차 성남 모란점을 찾아갔다. 청소년 심야식당답게 옹기종기 모여 앉은 청소년들이 나이에 걸맞은 해맑은 모습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TONG기자단은 밥차 운영인원 중 황보라 운영부팀장(25)을 만나볼 수 있었다.

“최근에 학교를 그만둔 아이가 한 명 있어요. 처음 밥차에 와서 밥을 먹고 ‘다음 주에는 돈까스가 먹고 싶어요’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리고 저희는 그 말 한마디에 돈까스를 준비했죠. 정말로 찾아와서 돈까스를 먹더군요. 감동하는 아이를 보면서 이것이 밥차의 존재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분 좋은 북적임과 따뜻한 밥내음 속에서 진행된 인터뷰 중에도 종종 청소년들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자원봉사자들을 보며 청소년들이 왜 이 밥차를 찾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다면 ‘ㅋㅋ밥차’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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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중인 TONG기자단과 황보라운영팀장(오른쪽)

-우선, ‘ㅋㅋ밥차’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가장 궁금한데요. 결정적 계기가 있다면.
“학교 밖 청소년들의 상황이나 실태는 알아보기가 어려울뿐더러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다면 파악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해요. 그래서 밥을 나눠줌으로써 아이들을 하나씩 찾아가기 위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맞벌이 부모님을 둔 청소년에게 저녁을 제공하고, 진로상담이나 쉼터를 소개하며 청소년의 안전한 생활을 제공해 주기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이기도 해요.”

-하나의 밥차가 여러 역할을 해내고 있네요. 밥차의 장소를 모란으로 한 이유는 뭔가요.
“모란에는 흔히 우리들이 말하는 ‘가출팸’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에요. 아이들을 보다 가깝고 쉽게 만날 수 있는 장소로 아주 적절하죠. 밥차 장소는 모란역 앞 노인복지관 공터랍니다!”

-‘ㅋㅋ밥차’ 주관기관과 운영방식은 어떻게 되고, 하루 방문 청소년은 어느 정도인지.
“주관기관은 금광청소년수련관이에요. 운영방식은 그냥 보통 밥차와 비슷하다고 봐요. 저희는 청소년들에게 밥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지 장사를 하는건 아니니까요(웃음). 비용 또한 청소년이 대상이기 때문에 무료이구요! 방문 청소년은 방학에는 조금 주춤하지만 학기 중에는 하루 50~70명 정도 된답니다.”

-여러 사연과 상황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을 많이 만나보셨을 것 같은데요. 기억에 남는 아이들이 있다면.
“물론 있죠. 오토바이를 끌고 오다 다쳐서 온 학생들도 있었고 아주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답니다. 아이들이 ‘다음에 또 올게요’라고 말한 뒤에 정말로 다시 찾아줄 때 많은 보람을 느낀답니다. 그리고 쉼터를 거부했던 학생들이 저희들의 설득을 통해 돌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아주 기뻤습니다.”

-아이들의 변화를 직접 느끼면서 보람이 컸을 것 같습니다. ‘ㅋㅋ밥차’는 청소년만을 위해 밥을 제공하는데요, 이유는 무엇이고 성인들을 위한 밥차는 없는지.
“저희는 청소년 단체이기 때문에 중점적 대상을 학교 밖의 청소년으로 정했기 때문이에요. 성인들을 위한 밥차로는 ‘안나의 집’이 있답니다.”

-야외에서 운영한다는 특징이 있는데 기상에 문제가 생긴다면 어떻게 되나요.
“지난번에도 비가 아주 많이 오는 날이었는데, 항상 저희 밥차에 오던 학생들이 온다는 말에 문을 열었습니다. 항상 와주는 친구들 덕분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관계인 것 같네요. 그렇다면 ‘ㅋㅋ밥차‘의 지금까지의 아쉬웠던 점과 앞으로의 비전은.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학생들이 주최하고 운영하다보니 전문적으로 학생을 맞이하는 방법을 잘몰라 어려움이 있었어요. 홍보가 부족한 점도 아쉬웠고요. 앞으로의 비전은 밥차가 모든 청소년들이 누구든 편히 먹고갈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이에요.”

-홍보가 부족해 아쉽다고 하셨는데 앞으로의 홍보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소문이 나는 것이에요! 실제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소문으로 온 경우가 많기도 하고요. 하지만 앞으로는 SNS 홍보와 피케팅, YouTube 홍보영상 등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할 생각입니다. 또한 가을 즈음에 미니콘서트를 열어 홍보할 계획이에요.”

-많은 걸 준비하고 계시네요! 모란 말고도 성남의 다른 곳에 운영 중인 밥차는 없나요.
“모란점은 가장 최근에 운영을 시작했어요. 7월 2일부터 문을 열었죠. 상대원 교회와 신흥에서도 밥차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신흥은 이미 6년 전부터 밥차가 운영되고 있고 상대원 교회도 6월 말부터 운영 중이랍니다.”

-많은 질문에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한마디.
“ㅋㅋ밥차에는 다양한 아이들이 찾아옵니다. 모두가 편견없이 바라봐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니 마음편히 방문해주세요!”

때로는 청소년들의 든든한 식당이자, 때로는 포근하고 편안한 쉼터, 또 때로는 엄마같은 멋진 상담사인, ‘ㅋㅋ밥차’를 응원합니다!

*ㅋㅋ밥차 모란점 출동 시간: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글=염주영·고예지·고예진(성남방송고 2, 사진=노의찬(성남방송고 2)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성남방송고지부 joozero04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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