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전 단계 환자 5년간 4.3배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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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전 단계에 해당하는 ‘경도인지장애’환자가 최근 5년간 4.3배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0~2014년 건강보험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2010년 2만4000명에서 2014년 10만5000명으로 약 4.3배 증가했다고 13일 밝혓다. 경도인지장애 진료비는 2010년 66억 원에서 2014년 351억 원으로 연평균 52%씩 급증했다. 공단 측은 “2010년부터 전국 시군구 보건소를 중심으로 치매선별검사 등 조기검진사업이 시행됐고, 치매의 예방과 조기발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경도인지장애 진료를 받은 환자 중 여성은 7만1880명, 남성은 3만3718명으로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배쯤 많았다. 이러한 경향은 치매 환자에게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2014년 여성 치매환자 수는 31만6903명인데 비해 남성 치매환자 수는 12만5952명으로 여성의 40% 수준이었다. 일산병원 이준홍 신경과 교수는 여성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여성이 남성에 비해 평균수명이 높아 절대적인 노인 인구가 더 많고,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이 줄어드는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지력이 정상보다 떨어졌지만 치매라고 할 만큼 심하지 않은 경도인지장애는 치매 전 단계에 해당하는 질환이다. 보통 인지기능은 저하됐어도 일상생활능력과 사회적인 역할수행능력은 유지된다. 65세 이상 인구에서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10~20% 정도다. 이중 매년 10~15%에서 치매로 진행된다. 이준홍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하면 치매로 진행되는 속도를 늦추는 등 치료 효과가 좋은 만큼 일찍 발견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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